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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기록으로는 그를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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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18-12-24 12:23 7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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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잠실,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롯데 이대호가 선취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이대호는 올 시즌 롯데 팬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선수다. 여론은 이대호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더 크게 나타났다. 

이대호는 타율 3할3푼3리, 37홈런 125타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팬들은 만족할 줄 몰랐다. 이대호에게 보다 많은 홈런과 타점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록으로는 이대호를 비난하기 어려웠다. 

단순 타율과 홈런, 타점 수를 떠나서도 이대호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세부 데이터를 분석해 봐도 이대호의 약점은 찾기 힘들었다. 기록으로는 이대호를 비난하기 어려웠다. 



일단 타구 분포도를 살펴보자. 이대호는 풀 히터답게 잡아당긴 타구 비율이 높았다. 가운데 담장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80%의 타구가 향했다. 

잡아 당겼을 때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이런 편중 현상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상대가 이대호 시프트를 걸어도 그물망을 벗어날 수 있는 빠르고 높은 타구로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극좌 코스로 당겼을 때 타율은 5할1푼9리나 됐다. 좌중간으로 향한 타구의 타율도 5할2푼7리로 매우 높았다. 이대호가 지금의 타격 메커니즘을 그대로 유지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걸 데이터가 보여 주고 있었다. 

밀어 친 타구도 안타 확률이 높았다. 비율은 높지 않았지만 밀어 친 타구도 모두 3할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에게 바깥쪽 승부를 들어가도 얻는 것이 많지 않았다는 걸 뜻한다. 



타구의 발사 각도도 이상적이었다. 일단 땅볼 확률이 낮았다. 땅볼이 될 확률이 높은 10도 이하 타구 비율이 39%로 낮았다. 

리그 평균 10도 이하 타구 비율은 48%다. 이대호는 그보다 10% 이하로 10도 이하 타구를 만들었다. 이대호 시프트가 별반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좋은 발사 각도에 많은 타구 비율을 형성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11도에서 30도 사이 타구 비율이 39%로 매우 높았다. 일단 타구를 띄우고 나면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어 냈다. 11도에서 20도 사이에서 인플레이 타구 장타율은 8할3푼6리, 21도에서 30도 사이에서 1.707을 기록했다. 

좋은 발사각을 만들었을 때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많이 만들어 냈다는 걸 뜻한다. 특히 이 구간에 유독 많은 타구를 보냈다는 점이 중요했다. 

또한 31도에서 40도 사이에서도 1.094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발사각 35도가 넘는 타구가 담장 안에 갖히면 평범한 플라이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대호는 이 구간에서도 높은 장타율을 기록했다. 반드시 아주 잘 맞은 타구가 아니더라도 결과는 좋은 매조지가 가능했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 나이로 30대 중, 후반에 접어든 이대호다. 하지만 파워에서 결코 전성기에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걸 발사 각도별 인플레이 타구 장타율에서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이대호는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상대 선발투수를 상대로 한 구종별 타율에서 패스트볼 공략 타율이 4할4푼3리나 됐다. 홈런 비율은 빠른 공이 가장 높은 59%를 기록했다. 

타율은 커브가 5할4푼5리로 높았지만 패스트볼로 상대가 공격을 많이 해 온 것을 고려하면 그의 높은 빠른 공 타율을 의미가 컸다.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떨어지는 것이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다. 좋은 타격 메커니즘을 갖고 있지 않으면 노쇠화와 함께 빠른 공 공략 타율이 떨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상대 선발투수를 상대로 빠른 공도 매우 높은 공략률을 보였다. 이대호에게 아직 노쇠화를 말하기 이르다는 사실을 뜻하는 데이터다. 



볼 카운트별 공략 타율을 봐도 이대호가 얼마나 좋은 타자인지를 알 수 있다. 이대호는 동등한 카운트에서 4할5푼3리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4할4푼2리로 타율이 높았다. 불리한 카운트에선 공략 비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타율 3할4푼2리를 기록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결코 약한 타자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하는 수치다. 어려운 카운트에서도 극복하는 능력이 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기록으로는 이대호에게 약점을 찾기 어렵다. 이대호에 대한 비난이 지나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이대호는 KBO 리그 최고 연봉 선수라는 책임감이 주어져 있다. 팬들의 눈높이도 그의 연봉에 맞춰져 있다. 

비난 또한 연봉에 대한 책임감 속에 포함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속엔 팀 성적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 자신의 기록뿐 아니라 팀이 이기는 데 보다 더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어 달라고 팬들은 원하고 있다. 

KBO 리그 최고 연봉 선수라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내용이다. 자신의 기록 그 이상을 이끌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 줘야 한다. 

이대호가 이 겨울을 그 어느 해보다 충실히 보내며 팀과 함께 최고의 성과를 내는 내년 시즌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왕관의 무게를 견뎌 낼 수 있는 자만이 그 특권을 누릴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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