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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체육계 이번엔 '동성 미투'..."여선배가 상습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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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종 19-01-25 02:09 0회 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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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양궁선수 김미성씨 “2017년 신입생 시절 시달려… 피해사실 밝히자 따돌림”
최근 불거진 스포츠계 미투(#Me Too)에선 남성 지도자가 여성 선수를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잇달았다. 그런데 이번엔 동성 선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나왔다.
2년 전 지역 A대학에서 양궁 선수로 활동했던 김미성(21)씨는 21일 본보에 대학 양궁부 선배 B씨의 상습적인 성추행 및 성희롱에 “너무 비참했고,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2017년 신입생 시절 4개월간 시달리다 폭로했지만, 이후 양궁부에서 ‘왕따’까지 당했다고 주장한 김씨는 그 해 바로 10년 넘게 해온 양궁 선수 생활을 접었다. 반면 선배 B씨는 현재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국가대표 선수가 미투를 하면 이슈가 되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는 그냥 넘어가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하지만 내가 말한 게 진실이란 것을 알리고 싶고, 더 이상 피해 선수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B씨는 2017년 1월 중순부터 신입생인 김씨를 성추행 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양궁장에서 훈련할 때 몸을 만지기 시작하더니 감독이 있을 때도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거나 툭툭 쳤다. ‘불쾌하니 하지 말라’고 했지만 듣질 않았다. 지역체육회에 갔을 때 뒤에 다른 남자 선수들이 앉아있는데도 갑자기 가슴을 더듬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클럽 가서 아무 남자나 붙잡고 자자고 해봐라’ 등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김씨는 B씨가 중ㆍ고교 시절부터 후배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해자들을 수소문해 자필의 사실확인서를 받기도 했다. 그들이 보낸 확인서에는 ‘숙소 생활과 운동을 같이하며 약 10차례 이상 신체 접촉과 성추행을 당했다’ ‘후배이다 보니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 ‘대회 중 다른 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도 벌어졌다’ 등의 진술이 이어졌다.
거듭된 추행에 김씨는 2017년 4월 양궁부 감독에게 B씨의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감독의 반응이 뜻밖이었다. 김씨는 “감독이 ‘실력으로 이겨라. 지금 네가 두 번째고, B가 첫 번째다. 네가 1번이 되면 너 위주로 양궁장이 돌아갈 수 있다. 이번 일은 알아서 처리해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해할 수 없는 답변에 김씨는 담당 교수와 상의 후 학교 성희롱센터에 신고했다. 학교는 김씨와 B씨 간의 공간 분리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김씨는 양궁부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김씨는 “다른 언니들도 내게 등을 돌려 너무 힘들었고, 상처도 깊게 받았다”며 “하루 하루 양궁장에 있는 게 지옥 같았다”고 말했다.
결국 김씨는 그 해 6월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검찰을 거쳐 재판이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1심에선 B씨에게 무죄판결이 났다. 김씨는 피해자의 주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답답한 김씨와 김씨 어머니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양궁협회 등에 신고를 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딸의 양궁 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지자 어머니는 자살기도까지 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관련 민원이 대한체육회에서 협회로 넘어왔는데 2017년 그 당시 협회가 통합 과정이라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이 안 돼 지역 협회로 조사를 넘겼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B씨가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함부로 판단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사실 확인을 위한 통화 요청을 거부했다. B씨는 문자메시지로 후배를 괴롭힌 적 있느냐는 물음에 ‘아닙니다. 연락하지 마세요’라는 답만 전해왔다. 대학 양궁부 감독은 “다 끝난 일로 알고 있다. B 선수는 학점도 높고 엘리트 체육의 모범이 되는 학생이다. 워낙 미투가 사회 이슈이긴 한데 만약 B 선수가 무죄로 나오면 어떡할 거냐. (선수한테 내가 했다는 말은) 일방적인 한쪽의 주장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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