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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BO, ‘암표 양성화’에 나랏돈 5억 탕진…암표로 징계받은 직원이 진두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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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18-12-27 00:48 0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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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가 2017년 출시한 리세일앱, 출시 2년째 ‘무용지물’
- 리세일앱에 문체부 지원금 투입…나랏돈 5억 날렸다
- 과업지시서엔 ‘웹과 앱 모두 제작’…실제론 앱만 존재
- 몰래 티켓 팔아 징계받았던 KBO 팀장이 '암표 양성화 사업' 진두지휘 
- "KBO가 돈 달라고 하면 무조건 국민 혈세 내주는 행태 바로 잡아야"
 
KBO가 ‘티켓 재판매 시장 활성화’를 내걸고서 수억 원을 들여 만든 ‘KBO 리세일 앱’이 이용자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KBO가 ‘티켓 재판매 시장 활성화’를 내걸고서 수억 원을 들여 만든 ‘KBO 리세일 앱’이 이용자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암표 양성화’라는 명분 없는 사업에 거액의 나랏돈을 탕진한 KBO 행정이 다시 비판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KBO는 2017년 10월 2일 ‘2차 티켓 시장의 공정성과 안정성 확보’를 앞세워 티켓 재판매 애플리케이션 ‘KBO 리세일’을 출시했다 출시 당시 KBO는 ‘ 티켓의 불공정한 거래 및 온·오프라인에서의 비정상적인 재판매 과정을 통한 암표상의 폭리, 인터넷 사기 거래, 위조 티켓 등을 차단 ’을 목표로 내세웠다.
 
리세일앱 제작은 전액 문화체육관광부의 주최단체지원금으로 충당됐다.  문체부 지원금 5억 원이 앱 제작에 투입됐고, 온라인 티켓판매 사이트인 'I'사가 제작과 운영을 맡았다.   I사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티켓판매도 맡고 있는 업체다.
 
하지만, ‘한국 프로스포츠 단체 최초’를 내걸고 야심차게 리세일앱을 출시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리세일앱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애물단지가 된 상태다.  정규시즌 기간엔 아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고, 포스트시즌 기간에도 거래량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KBO 관계자는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 총 400여장 정도가 리세일앱을 통해 거래됐다” 고 했다. 전경기가 매진된 한국시리즈 기간에도 리세일앱을 통한 거래는 많지 않았다. IT 업계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세계에서 출시 2년 된 서비스 이용량이 이 정도라면 완전히 실패한 서비스로 봐야 한다” 고 평했다.
 
리세일앱 제작업체 관계자 ‘암표 인정하자’ 주장…전문가 “미국 실정 모르는 소리”
 
미국과 달리 한국 야구장은 정규시즌 좌석점유율이 60%가 되지 않는다. 리세일앱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이다(사진=엠스플뉴스)
 
KBO 리세일앱은 처음 출시할 때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KBO가 앞장서서 암표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대표적이었다.  리세일앱을 제작한 I사 관계자는 KBO 행사에 강연자로 나와 대놓고 ‘암표를 인정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11월 29일 2018 KBO 윈터미팅에서 김석주 스포츠산업경영학회 이사는  암표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암표 시장 통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며  재판매 시장을 산업으로 인정하자 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티켓 판매사이트이자 리세일앱 제작업체인 'I'사 스포츠팀 차장이지만, 이날은 어쩐 일인지 스포츠산업경영학회 이사 자격으로 윈터미팅 강연자로 나섰다.
 
이어 김 이사는 “미국의 경우 50개 주 가운데 38개 주에서 재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재판매에 대한 법이나 규정이 없다”며 KBO 리세일앱을 티켓베이, 스텁허브 등 유명 재판매 업체와 나란히 언급한 뒤 “재판매 시장을 활성화해 건전한 시장 경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사례를 예로 들어 재판매 시장 활성화를 외친 김 이사의 주장이 미국과 한국의 전혀 다른 프로스포츠 티켓 구매 문화를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지적한다. 
 
MLB 프런트 근무 경험이 있는 다니엘 김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를 보고 배우는 건 좋지만 그전에 미국 스포츠가 실제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며 김 이사의 ‘암표 인정’ 주장을   미국의 티켓 구매 문화는 모른채 리세일만 보고 한 주장 이라 지적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시즌 티켓을 비롯해 다양한 티켓 패키지가 활성화돼 있다.  김 위원은  미국은 상당수의 야구팬이 시즌 개막 전에 티켓을 구매한다. 개막 전에 이미 300만 장 이상의 티켓이 판매된다. 그 중엔 풀시즌 티켓은 물론 10경기 단위 티켓 등 다양한 패키지가 존재한다 며  이런 티켓을 산 야구팬이 사정이 있어 경기에 못 갈때 판매하는 게 리세일 개념 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시즌 티켓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시장’이라 부를 만한 규모의 재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지도 않는다.  정규시즌 대부분의 경기는 좌석점유율이 60%도 되지 않는다. 리세일앱이 굳이 존재할 이유가 없는 환경이다.
 
몇몇 인기구단 경기와 포스트시즌의 경우엔 '광클('로 예매전쟁을 벌여야 간신히 표를 구할 수 있는데, 직접 경기 관전을 목적으로 표를 구입한 팬이라면 어렵게 구한 표를 굳이 재판매 시장에 내놓을 이유가 없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경기장에 못 가는 사람이 생길 순 있지만, 그래봐야 극소수다.  말이 좋아 재판매지 실제론 ‘암표’가 대부분이란 얘기다.
 
실제 리세일앱 출시 직후 열린 지난해 포스트시즌 당시, 리세일앱 판매자는 티켓 구매가격의 최대 130%까지 판매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암표상들이 이를 사들인 뒤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한 사례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KBO 리세일앱이 ‘합법적 암표 판매처가 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위원은  암표상들이 돈 벌려고 티켓을 사서 이익을 남기려고 되파는 걸 리세일과 동일시하면 안된다. 암표는 엄연히 불법적 행위 라며  KBO 행사에서 암표를 합법화하자는 식의 주장이 나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마치 음주운전이 문제되니 음주운전도 인정해주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말도 안 되는 얘기 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랏돈 5억 원 들인 리세일, 앱만 있고 홈페이지가 없다
 
나랏돈 5억 원을 들인 리세일앱은 이용자들의 철저한 외면만 받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KBO는 애초 리세일앱을 자체 예산을 들여 만들 예정이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단체지원금 사업으로 변경됐다. 5억 원의 문체부 지원금이 투입됐다.  문체부에선 KBO가 신청한 사업엔 거의 제동을 걸지 않는다. 따로 관리감독을 하지도 않는다. 문체부 지원금이 언제든 ‘졸속’ 사업에 낭비될 위험성이 있단 얘기다.
 
문체부는 리세일앱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을 충분히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원칙적으로 주최단체지원금으로는 수익사업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주최단체지원금 사업으로 얻은 수익은 문체부로 반환해야 한다. 암표 조장 우려도 있어서 KBO에 ‘판매가 상한선을 100% 이하로 하향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고 밝혔다.
 
암표 조장 비판과 문체부의 지적에 KBO는 올 시즌부터 리세일앱 판매가격 상한선을 종전 130%에서 100% 이하로 내렸다. 여기다 판매자에겐 장당 1천 원, 구매자에겐 구매 가격의 10%를 수수료로 받았다. 이렇게 되자 판매자도, 구매자도 모두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면서 안 그래도 많지 않던 거래가 '뚝' 끊겼다.
 
앱 자체에도 문제점이 적지 않다. 한 IT 관계자는 리세일앱을 자세히 살펴본 뒤  앱이라기보다는 웹에 더 가까워 보인다. 아무리 좋게 봐도 완성도가 높은 앱이라고 하긴 어렵겠다   정말 제작비용 5억 원이 들어간 게 맞느냐 고 되물었다. 다른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관계자의 의견도 비슷했다. 
 
갖은 수단을 동원해도 KBO 리세일 홈페이지는 찾을 길이 없었다(사진=엠스플뉴스)
 
제작업체가 KBO의 과업지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도 의문이다. 엠스플뉴스가 입수한 리세일앱 과업지시서엔 ‘사업명: KBO 티켓 재판매 홈페이지&앱 제작’이라 돼 있다.  애플리케이션만 아니라 웹 홈페이지도 함께 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출시 1년이 지난 12월 21일 현재까지도 KBO 리세일 앱만 존재할 뿐, 웹 홈페이지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KBO에 이 부분을 문의하자, 리세일앱 담당자인 김남우 재무팀장은 “웹 페이지도 있다”며 “시즌 뒤 서버 이전 중이라 지금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 주장했다. I사 소속 김석주 이사도 “웹 페이지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떤 검색 엔진을 사용해 찾아봐도 KBO 리세일 홈페이지가 과거에 존재했거나 현재 존재한다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KBO 관계자가 알려준 사이트 주소로 접속하니 '(해당 사이트)의 서버 IP 주소를 찾을 수 없습니다'는 메시지와 함께 오류 화면만 나왔다.  설령 서버 이전 중이라도 검색 엔진에는 흔적이 나와야 정상이다. 
 
나랏돈 5억 원을 들여 만든 웹 사이트를 검색엔진에 등록하지 않고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꼭꼭 숨겨둔 게 아니라면, ‘홈페이지도 만들어야 한다’는 과업 지시를 애초부터 이행하지 않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외주업체가 과업지시를 불이행하면 계약 파기 혹은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과업 이행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발주업체 담당자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취재 중 만난 한 야구 관계자는  한국 실정에도 맞지 않고, 이용자들도 외면하는 서비스에 수억 원의 나랏돈을 허비한 셈 이라며  애초 타당성이 떨어지는 이 사업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추진했는지, 명백하게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리세일앱을 만들고, 운영을 진두지휘한 KBO 김남우 팀장은 2010년,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티켓 일부를 외부인에게 넘긴 게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김 팀장이 '외부인'에게 넘긴 표는 무려 200장이었다. 당시 "외부인이 암표상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암표 양성화 사업'을 '암표상에게 몰래 표를 팔았다'고 의심 받아 징계까지 받은 이에게 맡긴 KBO. 이것이 KBO의 민낯이다.

에헤라 디혀 어기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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